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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01-2. Barcelona(에펠 다리, 지로나 대성당, 지로나 성곽길,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본문
EP 01-2. Barcelona(에펠 다리, 지로나 대성당, 지로나 성곽길,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꿈이 큰 도전쟁이 2023. 12. 27. 15:293일 차 (총 여행 3일 차)
주요 일정 : 바르셀로나 -> 지로나 시내 -> 에펠 다리 -> 지로나 대성당 -> 지로나 성벽길 -> 바르셀로나
오늘은 바르셀로나 근교인 지로나에 갔다 왔다. 가는 길에 기차 창문을 통해 관광지가 아닌 스페인의 평범한 일상들을 엿볼 수 있었는데, 굉장히 한국의 시골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다. 도시 외곽에 있는 물류센터와, 공장들, 농장들의 분위기, 이미 수확이 끝난 밭들의 모습을 보며 한국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느꼈다. 스페인의 위도가 한국과 비슷한 위도 35~40도 정도이기에 그렇게 느끼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때 스페인이 한국보다 훨씬 살기 좋은 기후라고 느껴졌는데 이는 습도차이에서 기인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페인은 훨씬 대기가 건조하다 보니 한국보다 쾌적한 느낌이 있었다.
지로나
내가 지로나라는 도시를 알고 있는 것은 순전히 축구 때문이다. 축구에 지로나FC라는 팀이 있기에 알게 된 도시인데, 인구 10만 명 정도가 사는 조그마한 도시이다. 하루 잠깐 돌아다니면 지로나의 대부분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조그마한 도시였으며, 곳곳에 걸린 카탈루냐 깃발을 통해 이곳 역시 바르셀로나와 동일하게 카탈루냐 지역이고, 분리 독립을 지지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는 지로나 대성당에 가봤다. 스페인에서부터 느낀 것은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건축물들을 그시대에 세울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이었다. 유럽의 건축물들을 보면 대부분 석조건물인 반면, 아시아권의 국가들을 생각해 보면 대부분 목조건물인 것을 떠올릴 수 있다. 그렇기에 그 시대 목조 건물의 한계가 분명하기에 유럽의 건축물들이 동양의 유물들에 비해 거대하고 웅장해 보이는 것 같다. 왜 유럽은 석조 건축이 발달했고, 아시아는 목조 건축이 발달했는지 나중에 만난 건축학도 동행에게 배울 수 있었는데, 기후 문제가 커다란 벽이었다고 한다. 유럽의 경우 습도가 낮고 비가 잘 안 오는 편이다 보니, 토지가 이러한 건물을 잘 견딜 수 있는 것에 반해, 동양은 여름에 비가 자주 오고 습도가 높기에 토양이 무게를 버티지 못해, 무거운 돌을 쌓는 석조 방식의 건축법이 발달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유럽은 석조건축이 발달하였고 동양은 목조건축이 발달했다고 한다.
이렇게 동행과 지로나를 둘러보다보니 어느새 해가 질 무렵이 되었다. 우리는 성곽길에 올라가 대성당, 지로나 시내가 다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을 보며 동행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주변을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밤이 되었고, 그렇게 바르셀로나로 돌아왔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로나라는 도시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에 스페인에 온다면, 또다시 방문하고 싶은 장소 중 하나이다.
4일 차 (총 여행 4일 차)
주요 일정 : 카사 바트요 -> 카사 밀라 -> 사그라다 파밀리아 -> 고딕 지구
오늘은 가우디 투어를 신청한 날이다. 사실 이번 여행 전까지 투어를 굳이 해야하나? 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돈도 돈인데 나 자신이 남이 정해준 대로만 다니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패키지나, 다른 동행 투어 패키지를 고려하지 않았고 나 혼자 모든 것을 계획하여 여행을 다닌 것이다. 하지만 오늘 투어는 가이드 투어에 대한 나의 편견을 모두 바꿔준 투어였고, 이 이후에 들어야 할 것 같은 가이드 투어는 꼭 신청해서 듣게 됐다.
카사 바트요와 카사밀라, 그리고 가우디
가이드 투어는 카사 바트요 근처의 스타벅스에서 시작됐다. 투어는 유럽에 대한 전반적인 역사와 지식을 시작으로, 카탈루냐에 대한 설명, 그리고 오늘 투어의 주제인 가우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시작하게 되었다. 이 투어가 정말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이 작품들을 감상하기 위한 기본 지식들을 알려주고 시작하기 때문이었다. 배경지식을 알려주고 그 위에 다른 지식들을 얹어주다보니 훨씬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고, 바르셀로나 지역과 카탈루냐에 대한 이해, 유럽의 복잡한 역사, 가우디가 위대한 건축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 등 여행에 있으면 좋은 전반적인 지식을 가이드님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카사 밀라와 카사 바트요에는 가우디의 철학이 굉장히 굉장히 잘 녹아있었는데, 두 건물 직선보다는 곡선으로 자연주의를 나타내고 있으며, 타일 하나하나, 조형물 하나하나 그의 손길이 닿아있었다. 가우디는 고객의 요구를 잘 받아들이는 건축가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그의 처세술 또한 그가 다양한 건축을 할 수 있게 큰 역할을 해주지 않았나 싶다. 두 건물의 가장 큰 차이는 입구에서 알 수 있는데, 이는 두 건물이 지어진 년도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좌측 카사 밀라의 경우, 자동차가 만들어졌고 세계 최초의 롤스로이스를 주차하기 위해 1층 입구의 크기가 넓은 것을 알 수 있고, 그 이전에 지어진 카사 바트요의 경우 입구가 좁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투어가 진행되면서 느낀 것은 '건축가인 가우디는 좋은 시기에 좋은 후원자인 구엘을 만났기에 이렇게 위대한 건축가가 될 수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르셀로나 만국박람회에 맞춰 바르셀로나의 최대 부호인 구엘은 카탈루냐의 색을 잘 내는 건축가를 원했고, 가우디가 선택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가우디는 구엘의 무제한에 가까운 지원 아래, 원하는 건축을 하게 되는데 과연 구엘을 만나지 못했다면 역사 속에 가우디가 위대한 건축가로 남아있을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운을 잡기 위해서는 실력이 있어야 하지만, 분명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운 또한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카사밀라와 카사 바트요를 보고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넘어가 투어가 진행되게 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처음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바라본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아직 완성이 안된 상태임에도 웅장함을 감출 수 없었다. 왜 이 건물을 짓는데 100년이 넘게 걸리는지도 보자마자 알 수 있었고, 왜 꼭 와봐야하는 장소인지도 알 것 같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첨탑은 거미줄을 늘어뜨린 모양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벽면에 각 조각상들에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다들 종교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었다. 예수의 탄생과 죽음, 부활과 관련된 내용을 각 외벽의 조각상들이 담고 있었고, 이러한 의미를 건축물 외부에 담아놓을 것이라고 상상조차 못 했기에 더욱 신비하게 느껴졌다. 아마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의미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거대한 건축물에 대한 찬사만 하고 말았을 것이다. 투어는 가우디가 살아있을 때 만들었던 탄생의 파사드 벽면과 가우디 사망 이후에 만들어진 수난의 파사드 벽면을 보고 오전 시간이 종료되었으며, 점심을 먹고 일행과 성당 내부에 입장해 보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내부는 외부와 완전 다른 모습을 보였다. 외부는 조형물들로 의미를 담았다면, 내부는 형형색색의 스테인리스 글라스와 구조를 통해 의미를 담았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스테인리스 글라스였는데, 왜 가우디가 자연주의자였는지 알 수 있을 만큼 내부의 스테인리스 글라스는 자연의 색을 잘 담아내고 있었다. 숲, 바다, 하늘의 모든 색색이 성당 안을 가득 채웠고, 시간대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모든 방면에서 빛이 들어오는 구성 또한 신기했던 것 같다.
가우디
사실 투어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가우디의 일생이다. 그냥 천재 건축가인줄 알았던 가우디의 일생을 듣고 따라가보니, 그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가난한 대장장이 아들로 태어난 가우디가, 발품 팔아 건축을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바르셀로나 최대 부호 구엘의 업무를 도맡아 하며, 명함을 뿌리던 입장에서 명함을 받는 입장으로 바뀌고, 그 또한 부자가 되어 시민들로부터 미움을 받았지만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돈이 중요하게 보였던 것처럼 보인 이유는 건축은 돈이 없으면 할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하나의 건축물에 몇백억씩 드는 현실인데, 그 당시에는 어땠을까?! 그래서 그는 말년에 모든 재산을 성당을 짓는데 투자하고, 성당 공사장 인근에 조그마한 오두막하나를 만들어 거기서 생활하며 건축에 나섰으며, 건설 노동자들의 자녀를 위해 학교와 성당들도 만들어 줬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돈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세태가 그 당시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고, 자본주의 세상을 살아가는 현실의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것 같기도 하다.
고딕지구투어
저녁에 들은 고딕지구 투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스페인 정부의 바르셀로나 시청사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청사가 광장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광장에는 시위도 많고 집회도 많은 카탈루냐 정치의 집합이라고 하는데, 카탈루냐 독립에 대해서는 들어보기는 했지만, 스페인에서 느끼는 카탈루냐 독립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지로나도 그렇고, 바르셀로나도 그렇고 집집마다 스페인 국기가 아닌 카탈루나 국기를 다는 곳들이 더 많았고 그렇기에 그런 경쟁심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인 엘클라시코를 통해 표현되는 것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카탈루냐 독립운동에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역사'인지 '경제'인지 궁금해졌다. 카탈루냐는 실제로 스페인에서 가장 잘 사는 동네이고, 세금도 다른 주에 비해 더 많이 내는 것에 반해 그들이 내는 세금에 비해 그들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적다고 느낀다고 한다. 그렇기에 과연 이러한 카탈루냐의 역사가 그들에게 있어 '명분'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역사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인지 궁금했던 것 같다.
Last
오늘 투어를 통해 유럽과 스페인 그리고 카탈루냐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그 정보를 기반으로 도시를 바라보니 흥미로운 요소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가우디라는 인물이 정말 흥미로웠는데, 그의 가치관이나 인생을 자신이 만드는 건축물에 담아내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느껴졌고, 그런 내용이 담겼기에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가 된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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