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진적 발전을 목표로
공동대표에서 해체까지 본문
약 2주간 공동대표로 일하며, 팀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이유로 대표는 팀을 해체하는 걸로 결정했고, 나는 남은 팀과 끝까지 가보려 한다. 그 과정을 기록해 두고자 이렇게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Problem 1. 영업 성과의 부진
내가 공동대표에 취임하게된 배경에는 기존 대표가 맡은 영업 실적이 매우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 해결을 위해 나는 대표에게 건의해 대표가 영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부탁했고, 대표가 하루 종일 영업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 잘 안 되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지시했었다.
1. 회사 메일 도메인 구매 후, 서울 전체 지역에 메일 발송
2. 다양한 학교 및 사무실 방문 홍보
3. 포스터 제작 및 부착
4. b2b 콜드 메일에 대한 학습
등을 지시하였으나 나아지는 것이 없었고,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Problem 2. 전혀 검증되지 않았던 시장조사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 이미 팀인 시작된지 1달이 넘은 팀이었고 대학교 교수님과 팀원들과 시장에 대한 검증은 끝났다고 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 잘못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생각은 "명문대 교수님과, 학생들이 진행한 검증이니 믿어봐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었다. 심지어 창업을 여러 차례 했던 교수님이라기에 더욱 신뢰도가 생길 수밖에 없던 것 같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 영업을 진행하는데, 영업 OKR과 실제 영업의 차이는 너무 거대했다. 대표는 4월 한달간 40건의 연구를 수주해 온다고 장담했지만, 1달간 실적이 4건이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빠른 원인 분석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원점으로 돌아와 대학 내 연구 개수 자체의 부족이 문제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개월간 대학교 내 에브리타임 연구 관련 조사"와 "6개월간 당근마켓 연구 관련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 내 대학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실제 진행되는 연구 수는 대표가 제시했던 연구 수의 20%도 되지 않았고, 대표가 영업을 100% 성공한다하더라도 건수를 채우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내 계산으로는 낙관적인 수치를 잡아도 1달 매출이 1000만 원이 되기 어려운 시장이었다.(현재 팀원은 8명이었다.)
그 결론을 토대로 대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장 규모가 너무 작다. 점유율 100%더라도 저 매출로는 비즈니스가 유지될 수 없다.' 등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대표는 사업이 아닌 아이디어에 매몰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대표는 저런 기본적인 계산조차 하지 않고 8명의 팀원을 모았다고 털어놓았고, 자기만의 확신 하나만으로 사업을 지금까지 이어왔다고 이야기했다.
Problem 2 피봇 관련 갈등
위의 데이터에서 알 수 있듯 생존을 위해서는 피봇이 필수인 상황이었다. 8명의 팀원 모두 급여 한푼 못 받으며 일하고 있었고, 이 생활이 지속될 수는 없었다. 그 과정에서 팀원들과 대표와의 신뢰가 무너져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미 프로젝트가 진행된 지 6개월이고, 모두 무급으로 진행하였으며, 대표는 스타트업의 쓴맛을 맛보기로 보고 있는 중이었다. 결국 팀원들과 대표의 감정싸움으로 회의는 변질되기도 하고,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터져 나오게 되었다.
Problem 3 대표의 이탈
이러한 과정에서 대표는 본인이 팀을 이탈하기로 했다. 그런데 하나도 정리하지 않고, 팀을 나갔는데, AWS, 도메인 등 다양한 서비스 연동 관련, 상표권 관련, 아이디어 관련 등 처리해야할 문제가 산더미인데 모두 내버려두고 그대로 팀을 떠났다. 빠른 시일 내로 연락해서 마무리해야 하지만, 인간적으로 나도 실망한 부분이 많기에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기
이미 팀은 꾸려졌고, 아이템은 개발을 하고 있는 중이다. 적어도 프로덕트팀 리드를 했으며, PM이기에 이미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마무리할 수 있다면 마무리 하는게 나의 역할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하여, 팀원들과 한 명 한 명 대화를 나누며 다시 팀을 한 곳으로 모아보고자 한다. 비즈니스적으로는 힘들지 않지만, 1년 넘게 같이 일했던 동료가 이런 식으로 팀을 떠난 것과, 팀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한 것을 나는 용서하지 못하겠다. 나는 대표가 지시하는 자리가 아니라, 책임지는 자리라고 생각하기에, 마무리할 거라면 깔끔하게, 책임질 건 책임지고, 사죄할 건 제대로 사과하고 팀을 떠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뭐 이미 지나간 일에 이렇게 뭐라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은, 어디에라도 털어놓고 싶긴 한 것 같다.
어떻게든 브레인스토밍하고,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서 제품을 만들어내고, 런칭하며, 운영까지 하여, 나에게 온 매우 좋은 기회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 또한 일어날 일이 일어났을 뿐이고, 다 새로운 경험이고, 또 하나의 성장이며, 시행착오이니깐
내가 포기할 때까진 실패가 아니라 시행착오니깐. 실패가 아닌 시행착오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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