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진적 발전을 목표로
[01] 창업 동아리 프로젝트 본문
오늘은 2022년 7월 초부터, 12월까지 진행했던 창업 동아리 프로젝트 "Nabi"에 대한 회고를 해보고자 한다. 솔직히 실패에 대한 회고를 작성하고 남이 볼 수 있게 열어 논다는 것이 조금은 부끄럽긴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실패의 원인들을 키워드들로 나누어 작성하여 추후 보더라도 핵심 키워드만 보고도 생각이나도록 할 예정이다.
원인 1. 명확하지 못했던 데드라인
본인은 팀원들에게 프레셔를 주는 방식보다는 자율적으로 진행하게끔 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렇다보니 가이드라인만 제공하고 세밀하게 일정들을 작성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원래 목표가 7월부터 8월 말까지 완성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일정이 어긋나기 시작하며, 전체의 일정이 밀리고, 그러다 보니 점점 팀 전체의 호흡 자체가 느려짐과 동시에, 팀원들의 사기와 motivation 자체가 낮아지고, 악순환이 반복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의문인 것은 내가 페이를 지불하는 것이 아닌 자발적 성격이 강한 "동아리 프로젝트"에서 내가 프레셔를 준다고 해결이 될 문제인가?이다. 너무 강한 프레셔는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고 팀 자체를 떠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생각하여 지양해왔는데, 결과론적으로 보면, 프레셔가 조금은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프레셔(pressure)와 플레져(pleasure)를 적당히 조절해야 하는 게 나의 책임이었는데, 그것을 못한 내 잘못이 크다 생각하다.
원인 2. 과중했던 업무
본인은 프로젝트에 있어 대표이자, 회의 리더, 프런트엔드 팀장이라는 3가지 역할을 한번에 수행하였다. 물론 그렇게 큰 프로젝트가 아니기에 3가지를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다. 근데 이렇게 되다 보니 가장 큰 문제점은 "대표"의 역할로 수행해야 할 일을 "프런트엔드 팀장"이기에 못하는 상황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는 내 팀원들도 지적하고 나 또한 뼈저리게 느낀 부분이다. 진행 속도가 느려짐에 따라 "대표"로써 프레셔를 줘야 하지만 "프런트엔드 팀장"으로써 프런트 엔드 업무를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다른 누군가에게 압박감을 주고, 뭐라 하는 것은 내로남불처럼 보일게 뻔하기 때문이다. 나는 "대표"라는 역할로 프레셔를 주는 것이지만 그 친구한테는 그냥 "이창수"라는 사람한테 압박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만약 비슷한 상황이 있다면, 프런트 엔드팀에 속해있더라도 팀장이 아닌 팀원으로 들어가고 나의 역할과 비중이 매우 작게 설정되어있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인 3. 동기부여 부족
항상 이러한 프로젝트에 있어서 내가 중요시 여기는 것은 모두에게 동기부여가 충분히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모두 동일한 목표를 바라보고, 동일한 그림을 그리며 나아가야 최고의 결과가 나온다고 믿는데, 시기 상 모든 팀원이 졸업작품으로 인해 지쳐있던 상태인 데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가 조금 비 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며 시장에 유사 제품이 너무 많았으며, 우리만의 특장점은 없는 제품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초기에는 모두 목표가 가득했지만, 지속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되새기고 짚어줘야 하는 나의 역할이 부족했던 것 아닌가 싶다.
원인 4. 리드 개발자의 부재
개발을 하는데에 있어 리드개발자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생각한다. 괜히 시장에서 경력자를 선호하는 것이 아니다. 팀 전체에서 공통적으로 했던 얘기는, 우리가 어떠한 문제에 대해 토론함에 있어 서로 다 타당성이 있는 얘기를 하였지만, 양측 모두 경력이 없기에 어느 방법이 정답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개발 과정에서 특정 문제들(버그, 에러 등)을 발견했을 때 혼자서 해결하다 안되면, 도움이나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사람이 없다 보니 개발 속도 자체가 예정보다 많이 느려지고, 개발 기간 설정 자체가 잘못되었던 것 아닌가 싶다. 유튜브만 보아도, 개발을 해야 하는 창업을 마음먹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7~8년 차 이상의 리드 개발자를 CTO로 찾는 것이 우선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원인 5. 나 자신의 문제
솔직하게 고백하면 열심히 하긴 했지만, 처음 프로젝트를 했던때만큼 열정을 다해 개발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변명일 수도 있겠지만 번아웃이 크게 온 직후에 휴식 없이 개발에 들어갔고, 그러다 보니 일의 능률 자체가 너무 별로였다. 솔직하게 고백하고 차라리 2주에서 3주 정도 푹 쉬면서 했다면 진작에 끝냈을 수도 있겠지만, 그 행위 자체를 미안하게 생각했던 것 같고, 질질 끌고 끌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된 것 같아 팀원들한테 너무 미안하다. 팀원들한테 너무 미안해서 남은 지원금을 최대한 팀원들을 위해 사용하는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문제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 5가지는 위에 서술한 내용들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배포 직전에 그만두는 것이 너무 아쉽지만, 팀원들 하나하나 연락하고 만나본 결과 팀이 동력 자체를 잃었다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니 "나" 자신의 동력 자체가 꺼진 게 너무 컸다. 내가 동력이 남아있다면 어떻게든 다독이고, 설득하며 완성할 수 있었겠지만 나 자체가 이미 개발에서 마음이 떠났고, 아무리 손쓰려 해도 효율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내 동력 자체가 죽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앞으로 있을 창업에서는 어떻게 나의 "동력"이 꺼지지 않게 유지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가 있기에 다른 대표님들이 본인이 어떻게든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하는 것 같다. 내가 무너지지 말아야 회사가 나아갈 수 있고, 내 생각이 깨어있고, 올바른 방향을 판단해야 회사가 성장하고 팀원들이 성장하며, 목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1. 더 세분화되고, 명확한 데드라인과, 적당한 프레셔와 플레져를 동시에 줄 수 있어야 한다.
2. 업무 분담은 확실하게 하되, 과중된 업무가 한 사람한테 치우치면 안 된다.
3. 모두가 바라보고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할만한 목표가 있어야 하며, 그 목표를 위한 열정을 만드는 것이 대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4. "나"로써 해결이 안 되는 문제는 외부에서 전문가를 모셔와 해결해야 한다. 항상 회사의 성장과 나의 성장에는 간극이 있고, 그 간극을 메꾸는 것은 훌륭한 다른 인재들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 혼자만 일해야 돌아가는 회사가 아닌, 모든 구성원이 일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5. 명확한 목표 설정과, 번아웃 예방
이렇게 이번 실패에 대한 회고를 마치고자 한다. 돌이켜보니 창업동아리를 한지 어느새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지금 팀원 그대로 "멋쟁이 사자처럼" 해커톤부터 같이 시작했는데, 우리는 정말 합이 잘 맞았고 재미있게 개발하며 성장했던 것 같다. 다들 좋고 열정 있는 사람들이었고, 평생 잊지 못할 재미있는 기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오늘 팀원 하나하나 연락을 돌리며 프로젝트를 마무리하자는 말을 전하며, 추후를 도모하자고 하였다. 이 팀원들은 나와 함께가 아니어도 스스로 발전해나갈 팀원들이라고 생각했으며, 나 또한 발전해서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대표가 되어 언젠가는 그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유니콘 기업을 향해 달려가는 스타트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론적으로는 실패한 프로젝트지만,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이 정말 많았고, 꿈에 대한 고민도 할 수 있었으며, 모두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던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결과가 안 나오는 창업동아리를 믿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주신 취창업 지원팀 창업 담당자 선생님과, 창업 전담 교수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내 미래를 응원해주신 우리 지도 교수님께도 언젠가는 직접 찾아봬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2022/12/16 "Project Universe" 대표 이창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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