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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 싯다르타

꿈이 큰 도전쟁이 2023. 2. 15. 23:51

싯다르타 표지

 

개인적으로 많은 기대를 하고 읽었던 책이다. 헤르만 헤세의 문장과, '데미안'을 너무 인상 깊게 읽었기에 싯다르타가 더 기대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싯다르타는 내 생각과는 다르게 아주 잔잔하게 시작해서 잔잔하게 끝난다. 데미안에서는 밑줄치고 싶은 문장이 정말 많았다면, 싯다르타는 싯다르타라는 인물의 과정 자체를 어려서부터 죽을 때까지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1부에서는 유년기의 싯다르타를, 2부에서는 세속적이고 쾌락을 추구하는 싯다르타의 모습을 보여주다, 세속적인 것들과 쾌락에 역함을 느끼고 다시 고행자의 길을 걷다 깨달음을 얻고 눈을 감는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그들의 목표는 그의 목표가 아니었고, 그들의 걱정은 그의 걱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이었다. 싯다르타가 세속에서 살면서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이 인생에 부여하는 중대성, 기쁨이나 불안에 대한 그들의 열정, 영원한 사랑의 열병이라는 불안하지만 달콤한 행복'을 부러워하고, 그들처럼 실행해 보지만 결국 그들의 목표가 자신의 목표가 아니고, 그들의 걱정의 자신의 걱정이 아닌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신은 인생의 순간에 있어서 타인의 목표나 타인의 걱정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나 또한 타인의 목표와 타인의 걱정을 살아보았다. 나에게 있어 타인의 목표는 어머니의 기대였다. 어머니께서는 어려서부터 안정적인 직장에서 내가 근무하길 원하셨다. 오죽하면 점보러가서도 나랏밥 먹는 점괘가 나왔다는 말도 여러 차례 하셨고, 아무것도 모르던 중학교 3학년 시절에 공군 부사관 엔지니어로 8년 근무하는 게 조건인 마에스터 고등학교에 지원하게 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내 본성은 도전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보니 부모님의 뜻과 너무 안 맞았다. 부모님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나는 도저히 부모님의 목표를 살면서 행복할 자신이 없었다. 그렇기에 솔직하게 말하고 나만의 길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이기적이라면 이기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부모의 목표보다 나의 목표, 나의 인생이 더 중요했다. 그렇기에 이 글을 보는 당신도 한번 고민해 보길 바란다. 과연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사는 중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기대, 누군가의 걱정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정말 많은 이들이 타인의 목표와 걱정을 사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어깨에 그 걱정과 목표가 있는 것을 보았기에, 내가 가볍게 조언을 해줄 수 없었다. 사람마다 각각 어깨에 있는 무게가 다르고, 각각 체중도 다르기에 감당할 수 있는 크기도 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내가 뭐라고 함부로 타인에게 조언하겠는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그 과정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길 기도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싯다르타는 돌고 돌아 다시 본연의 자신이 된다. 그 것이 아마 작가가 건네주고 싶은 메시지가 아니었나 싶다. 헤르만 헤세의 책들은 공통적으로 '나 자신'을 강조한다. 나 자신을 아는 것. 메타인지,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등 많은 용어로 중요시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보고 아무런 감상평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우선 '나' 자신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 자신이 어떠한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으며, 나의 성격은 어떠한지를 생각해 보고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아직도 독서모임에서 들었던 말이 기억나는데, 누군가에게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 인생작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중2병 작가'가 쓴 책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극과 극으로 후기가 나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평가가 나는 너무 재미있는 것 같다 ㅎㅎ

 

총평을 해보자면, 싯다르타라는 인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쓴 소설책이고, 그 과정에서 싯다르타는 여러가지 일을 겪는다. 그 과정에서 싯다르타가 느끼고 배운 것들이 나타나고, 그 과정에서 헤르만 헤세의 생각이 조금씩 드러난다. 아마 극적인 소설책을 기대했다면 분명 실망할 책이지만, 이 것을 소설책으로 본다기보다는 철학 책, 인문학 책, 자기 계발 도서로 본다면 다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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